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기억하시나요? 디카프리오가 곰한테 습격당한 장면 하나로도 한동안 회자되던 그 영화. 단순한 생존극이라기보다는, 자연 앞에 놓인 인간의 모습과 그 본성을 보여주는 깊이 있는 작품이었죠. 오늘은 그 레버넌트를 다시 꺼내 보며, 줄거리와 주요 인물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뒤 느낀 감정까지 솔직하게 정리해보려 합니다.
줄거리로 보는 인간의 생존 본능
레버넌트의 배경은 1800년대 초, 미국 서부 개척 시대입니다. ‘휴 글래스’라는 사냥꾼이 원주민의 공격과 자연의 거센 위협 속에서 목숨을 걸고 살아남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죠. 이야기의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원주민과 벌어진 전투, 설원 속 탈출, 그리고 이어지는 곰의 습격 장면까지. 영화는 초반부터 강한 몰입감을 주며, 관객을 황량한 대지 한가운데로 데려갑니다. 휴는 곰에게 공격을 당해 거의 죽을 지경이 됩니다. 동료들은 그를 옮기기 어렵다며 결국 눈밭에 남겨두고 떠나죠. 그 중 존 피츠제럴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휴의 아들까지 죽이고, 그를 배신합니다. 그렇게 버려진 휴는 말 그대로 기어 다니면서 생존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단순히 생존 그 자체를 그린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묘사했다는 겁니다. 감정, 본능, 고통, 자연과의 조우까지…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자연을 뚫고 나가는 모습은 때론 고통스럽고 때론 경이롭죠. 그래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정말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생생하고 절박합니다.
등장인물로 본 관계와 갈등
레버넌트에는 많은 인물이 나오지는 않지만,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가 매우 입체적으로 그려집니다. 먼저, 주인공 ‘휴 글래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했죠. 사실 이 작품을 통해 오스카 첫 수상을 했다는 것만 봐도 그의 연기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그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아요. 하지만 눈빛과 호흡, 고통을 참는 표정 하나만으로도 모든 감정을 설명하죠. 특히, 얼어붙은 강물에 몸을 담그고, 동물의 생간을 먹는 장면들은 진짜 현실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에 반해, 톰 하디가 연기한 ‘존 피츠제럴드’는 이기적이고 비열한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글래스를 죽이려 하고, 그의 아들까지 살해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악당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는 누가 옳고 그르다고 쉽게 말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오히려 그도 나름대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한 인간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또 한 명, ‘짐 브리저’라는 인물도 주목할 만합니다. 피츠제럴드와 함께 글래스를 버리고 간 그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갈등합니다. 이처럼 레버넌트는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다뤄요. 그래서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들과 함께 설원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감상평: 자연, 인간, 그리고 영화적 체험
레버넌트를 보고 나면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영화 속 자연의 모습이에요. 이 영화는 인공조명을 거의 쓰지 않고, 자연광으로만 촬영했다고 하죠. 그 덕분인지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합니다. 푸른 빛이 감도는 설원, 흐릿한 햇빛, 숨 막히는 산맥의 전경까지… 단순히 ‘예쁘다’는 표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압도감이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굉장히 ‘체험적’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내가 글래스가 된 것처럼 숨이 차고, 손끝이 얼어붙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곰과의 싸움 장면에서는 숨을 죽이게 되고, 글래스가 눈밭을 헤매는 장면에서는 함께 고통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복수라는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에요. 단순히 누군가에게 복수하고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끝에서 느끼는 허무함과 인간의 덧없음을 고요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죠. 그 감정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게 이 영화의 힘입니다. 감상 후 며칠이 지나도 머릿속에 잔상이 남는 이유, 바로 그 때문일 겁니다.
‘레버넌트’는 생존의 본능, 인간의 본성, 그리고 자연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마주한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가볍게 볼 영화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꼭 봐야 할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조용한 밤, 불을 끄고 레버넌트를 틀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미 봤던 분이라면, 다시 한 번 그 설원 위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되짚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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